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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일지

[유럽여행 2주]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기록과 감사함

by 네빌링 2025.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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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에 출발해 2월 초에 예정된 2주간의 유럽 여행을 갔다왔다.

 

유럽여행은 사진과 차분하게 블로그로 정리를 하긴 하겠지만 이 감정들과 기록들은

지금 써야될 것 같아 자연스럽게 써본다.

 

아내는 휴가를 더 낼 수 있었기에 예전부터 버킷리스트(?)였던 한달정도의 유럽여행을 미리 떠났다.

나는 중간에 아내와 바르셀로나에서 합류해서 여행을 같이 했다.

 

일단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유럽여행이긴 했다. 너무 멀고 실감도 솔직히 안났음..

 

그러나 막상 바르셀로나 도착해서 아내만나고 맛있는 것 먹고 건물과 사람 구경하니

너무 즐거웠다...

 

음식은 왜이렇게 맛있는지..스페인 음식 정말 맛있다. 끌라라 레몬맥주랑 꿀대구 등의 타파스류,

스패니쉬 오믈렛, 판콘토마테(토마토빵), 빠에야, 무슨 갈비찜같은거, 뽈뽀,츄러스 등 다 너무 맛있었다.

 

가우디 흔적이 있는 구엘공원도 너무 멋지고 즐거웠고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경이로워서 2시간이면 본다는데

5시간을 보고 사진찍고 놀았던듯..

 

내 버킷리스트였는데 볼 수 있어서 넘 감사하다.

 

까바바트요와 까사밀라도 보고 까사밀라는 내부도 봤는데 감흥이 사그라다만큼은 아니었으나 이것도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스위스 넘어와서 리기산보고 카펠교 보고 유람선 타고 피르스트 올라가서 눈썰매 탔다.

피르스트에서 눈썰매 탄 것은 솔직히 1,000만원을 줘도 탈 것 같다.(만약 죽기전에 한 번 타야된다면?)

 

아이거북벽과 산맥을 배경으로 산 위에서 질주하는 눈썰매는 최고였다. 이보다 더 자연과 함께하고

건강하고 즐거운 오락이 있을까..?! 아내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리고 융프라우 경관 역시 버킷리스트였는데 다행히 올라가고 나니 날이 좋아져서

사진도 많이 찍고 그 경이로운 경관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데스노트 라이토가 기억을 잃고 노트를 만져서 온갖 기억이 뇌로 빨려들어갈 때의 느낌이랄까

평생 생각도 못해본 감정과 어떤 우주의 지식(?)같은 것들이 뇌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고산병이 좀 생겨서 헉헉댔지만 너무 좋아서 융프라우 보고 내려갔다가 라면먹고 또 올라가봤다.

 

그리고 체르마트 가서 마테호른도 봤다. 황금호른은 못봤지만 마테호른도 제대로 봤다.

여기서도 추운데 4시간 사진찍고 놀며 체력을 쫙쫙뺐다.

 

이때까지가 천국편..

 

이후 집에와서 나는 몸을 두들겨 맞은것 같이 아팠고 몸살각이 딱 보였다.

아내는 괜찮았다(이때까지만해도..)

 

다음날 숙소를 옮기고 좋은 숙소에서 편하게 쉴 예정이었다.

그러나 숙소를 옮기고 사우나를 하고 별도 보고 수영도 하고 이때까지도 나름 천국이었네..

 

그날 저녁 아내는 갑자기 토하기 시작..계속 무한..

예전에도 추운날 이런적이 있어서 뭘 잘못먹었거나 여행스트레스곗거니 했는데

다음날도 무한히 그렇게 되서 나는 몸살난 몸을 이끌고 아내를 병원에 데려갔다.

 

스위스 병원에서는 별 일 아닌거같다며 구토억제제를 줬는데 별로 효과없음.

그리고 스위스 병원 정말 비싸고 별로였다. 여기서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

숙소 돌아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아내 간호하고 조금 잤다 일어났다 잤다 일어났다..

 

다행히 다음날 아내는 조금 좋아졌다. 그래서 TGV타고 파리까지 어찌저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파리에서가 제대로된 지옥의 시작..

 

아내가 그날 저녁부터 또 계속 구토하고 억제제도 노쓸모..

다음날 프랑스 병원갔는데 프랑스인들 영어 못함...겨우 챗지피티 이용해서 증상설명해주니

No emergency라면서 치료 거부하는 느낌의 접수처..

다행히 영어좀 하는 의사가 와서 증상보고 응급실로 택시타고 보내줌..

근데 응급실 도착하니 정말 찐지옥..상태 심각한 환자들이 다 몰린 곳이니..

접수처는 역시 영어를 못하고 접수도 느릿느릿...

아내한테 물한잔 주려고했는데 물도 없음..

다행히 조금 친절한 의사한테 부탁하니 물을 찾아주려고 하다가 물은 안찾아주고

여의사 한명오니 기다리라고 함..바로 푸근한 느낌의 여자의사가 와서

어떤 방(?)으로 데려가서 진찰좀 하고 수액좀 맞추고 할 수 있었다.

 

탈수증세가 좀 있어서 큰일날뻔했다. 여기서 정말 프랑스 빨리 떠나고 싶었다.

 

참고로 응급실로 택시타고 가는 길에 에펠탑 보였는데 특유의 파리 흐린 날씨와 겹쳐서

사우론의 탑처럼 보였다.(기분탓인가)

 

어쨌뜬 아내는 피검사하고 임신검사를 하고 청진기랑 혈압재기 등 기본적 검사도 했다.

근데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다.

 

다행인것같으면서 원인 몰라서 답답했다. 그러나 어쨌든 정상이라니 숙소로 겨우겨우 돌아갔다.

남은 2~3일동안 아내는 아주 살짝씩 증상이 좋아졌으나 계속 못먹어서 다음날은 포카리 사러

한인마트 택시타고 갔다오고 약국가서 소화제사오고 나도 몸살에 힘들었다.

 

가장 힘든건 아내가 음식 냄새를 못맡아서 나도 못먹음..바나나랑 사과만 겨우 먹었다.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은 꺼내지도 못하고 못먹고 옴..

 

그래도 아내가 귀국 전날에 조금 기운차려서 에펠탑이라도 보여주겠다며 ㅋㅋ

겨우 힘든 몸 이끌고 걸어서 에펠탑을 봤다. 6시에 반짝거리는 에펠탑을 보니

그래도 이거라도 봐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날은 아내가 조금 좋아졌는데 옆방에 인도인인지 엄청난 향신료를 풍기는 음식냄새에

아내는 또 상태가 나빠짐...

 

겨우 택시타고 공항 일찍 와서 거의 4~5시간을 기다리고 겨우 비행기 타고 옴..

미리 레몬 껍질을 지퍼팩에 넣어둔걸로 음식냄새가 날 때마다 이 레몬냄새 맡으며 겨우 왔다.

 

서울도착하니 울뻔했다 ㅋㅋ

 

파리의 지옥체험 제대로 하고 집에 오니 또 온수 안되서 겨우 6시간 지나서 뜨거운물 마주해서 밤12시정도에

씼을 수 있었다.

 

그 사이에 숭늉좀 만들어줬는데 지금까지 다 못먹다가 숭늉은 잘 먹더라..향수병이었던걸로(..)

 

겨우겨우 나도 치킨시켜먹고 아내도 한조각 먹은 거 보니 향수병이 맞았던 것 같다.

 

ㅋㅋㅋ이제 혼자 미리 여행가거나 장기여행이나 유럽여행은 안간다고 하는데..

 

잃은 것 많은 여행이었지만 얻은 것도 많은 여행인 것 같다.

 

이번 여행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정리를 해보며 마무리해야겠다.

 


 

 

1. 그래도 가장 하이라이트였던 피르스트 눈썰매와 별보기, 융프라우 경험은 제대로 했기에 아쉬울 게 없다.

 

2. 스페인에서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보고 가우디 향기 맡으며 즐겁게 여행했기에 아쉬울 게 없다. 음식도..

 

3. 해외 의료 시스템을 직접 겪으면서 미친 가격과 한국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괜찮은지 알게 되었다.

 

4. 유럽인이라고 영어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음. 영어권 아닌 나라는 정말 살기 힘들다고 느낌.

 

5. 해외 음식을 정말 좋아하고 나는 한식 없어도 잘 산다고 항상 말하고 다님. 그러나 막상 집에와서 한식 먹으니 극락이었음...한식은 최고다.

 

6. 서울이 얼마나 편한 도시인건지 알게 됨. 물론 내가 여행객입장이었기에 내 고향이 더 편하기야 했겠지만 그걸 감안해서라도 서울은 살기에는 가장 좋은 동네다. 감사하다!

 

7. 지금 내공으로 유럽의 물가는 너무너무 비쌈. 내공상관없이 비싼건가. 어쨌뜬 더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의지도 다지게 되었다. 

 

8. 유럽인과 정말 영어로 얘기 많이했다. 영어유학 3개월정도 간 사람의 대화 분량을 3일 정도 동안 다 경험한 느낌이었다. 오히려 영어하면 반가웠기 때문에 외국인과 영어공포증 많이 사라졌다.

 

9. 아내의 모험심도 많이 줄어들고(?)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이게 아주 크게 얻은 것 같다 ㅋㅋ

 

10. 돈을 많이 쓰긴 헀는데 그만큼 못먹어서 결국 예상정도로 잘 돈을 쓰고 온 것 같다. 프랑스 빵을 못먹은건 아쉽지만 프랑스 맥도날드는 먹었으니..

 

11. 이런 고생도 여행의 일부다(chatgpt가 말해줌)....정말 이렇게 다이나믹하게 여행할 줄 몰랐다. 그래서 기억에 엄청 남을듯..나중엔 웃겠지 싶었는데 벌써 생각하면 미소지어진다. 그래도 파리는 다신 안 가고싶다....(10년은 생각 안 날 듯)

 

12.마지막으로 아내나 나나 각각 삶에 있어서의 가치들을 다시 정립해볼 수 있었음. 공통적으로는 둘다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더 뼈에 각인 되었을듯..나는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알고있었지만 아내는 더더 알게 된 것 같다. 돈도 중요하지만 건강이 항상 우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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